정부가 14일 인구비전선포식을 열고 ‘제1차 국가인구전략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6월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인구전략기본법’으로 전면 개정했다. 관련 위원회도 인구전략위원회로 확대 개편됐다.
기존 정책이 인구감소에 따른 출산율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면, 개정된 인구위는 ‘삶의 질 제고와 사회지속가능성 확보’를 목표로 삼았다. 그동안 양적 지표에 맞췄다면, 인구구조가 달라지는 사회경제 전반의 변화를 염두에 뒀다는 게 핵심이다. 출산율 제고에 집중하지 않고, 삶의 질을 지표로 삼았다는데 박수를 보낼만하다. 인구위는 관련 예산사업을 사전에 조율하거나 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주요 정책과제로 청년지원, 육아친환적기반조성, 치매노인 안정적인 생활지원 등이다. 이른바 국민 통합돌봄을 기반으로 삼았다.
인구위가 놓친 것은 연령별 계층별, 세대별, 지역별 특징을 고려한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치매노인재산 신탁관리제 도입은 기존 정책을 모아놓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청년일자리를 노인돌봄과 연계해 제시한 정책은 초라해 보인다. 정부는 ‘통합 돌봄관련 청년 특화전문일자리 양성’을 정책으로 내놨다. 지방청년의 수도권 유입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청년을 노인돌봄 인력으로 투입하겠다는 발상이 먹힐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지방에 새로운 기술과 산업을 발전시켜 청년일자리를 만들고 청년을 유도하는 전략이 없어 아쉽다.
전북의 경우 인구감소와 초고령사회로 전환속도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고령자통계는 전국평균이 21.6%에 달한다. 이중 전북은 26.7%로 전국평균보다 높다. 100명 중 27명이 65세 이상 노인으로 5년 새 5%가 증가한 수치다. 고령화사회가 빨라지면 사회적 비용도 빠르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올해 중앙정부가 전북지역에 배당한 통합돌봄 예산은 120억으로 알려졌다. 전북 돌봄노인 대상자 1명당 100만원 꼴이다. 전북지역은 치매로 분류된 노인이 4만여명, 고령에 따른 돌봄 대상자는 6만여명에 달한다. 그러나 올해 지자체 발굴에 따라, 통합돌봄을 신청한 노인은 2400여명뿐이다. 이렇게 부족한 예산배정도 인구위가 지역별 특징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인구구조 변화는 심각한 지역 불균형을 불러온다. 지역의료, 보육, 교육 등 사회서비스 공급망이 흔들리고, 이는 결국 수도권 과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게 급선무다. 정부가 전북지역에 배당한 120억원의 통합돌봄 예산으로는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소멸을 막을 수 없다.
정부는 통합돌봄의 질을 높이는데 무게중심을 뒀다. 통합돌봄의 핵심은 살던 곳에서 계속생활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정치권과 지자체가 나서 부족한 예산을 확보하고 고립위기에 처한 노인문제를 풀어야 한다. 특히, 전북도와 지자체들은 시민사회단체와 손잡고 어떤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 상호돌봄체계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대안마련에 집중해야 한다.
‘삶의 질’을 목표로 삼은 정부의 인구전략 방향이 아무리 좋아도, 지방에 맞는 구체적 실행 계획이 없다면 무용지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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