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서윤덕
팔월 한낮 뙤약볕 아래
그늘 하나 없는 들녘을 가 보라
작고 작은 웃음 크게 펼쳐 보이고 있는 벼꽃
뉘라서 무릎 구부리지 않고 들여다볼 수 있을소냐
볏 잎 사이에 숨어 있는 듯 다소곳하게 핀 벼꽃
수 천 년을 낮은 곳에서
피고 지고 피고 지고 또다시 피어나는 영원함
키도 꽃도 작아 잘 드러나지도 않은 존재이지만
꽃으로서는 기억되지 못할지라도
꽃이 진자리 수수 많은 황금빛 알곡들의 잔치
숭고하고 거룩한
우리들의 터
우리들의 숨
우리들의 삶이 연장된다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밥상 위에 주인공
그 빛나는 결정체를 만들어내는 벼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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