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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부끄러움의 습관이 청렴을 만든다.
icon 신용호
icon 2016-07-24 13:53:54  |   icon 조회: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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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지구대

신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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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442-3171

[독자투고]부끄러움의 습관이 청렴을 만든다.

[독자투고]부끄러움의 습관이 청렴을 만든다.

지역경찰로서 동네 한 가운데 위치한 지구대에서 일하다 보면 크고 작은 습득물 ․ 분실물 신고를 많이 접하게 된다. 택시에 두고 내린 휴대폰이 가장 많고 현금이 많이 든 지갑 같은 귀중품도 있지만 자그마한 신용카드 한 장이 접수될 때도 있다.

누군가 물건을 주워 지구대로 신고하면 실무자로서는 가장 먼저 해당물품의 무사귀환, 즉 주인을 찾을 수 있을까를 우선 생각하게 되는데 며칠 전에는 단돈 만 원짜리 한 장의 향후 거처를 두고 지구대 직원 십 수 명이 난데없는 식후 토론을 벌였다.

개요는 이렇다. 점심식사 후 다들 오후 근무준비로 분주한 때에 더욱 분주하고 가열차게 지구대 마당을 가로질러 초등학교 남학생 3명이 지구대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저어기 버스 타는 데서 주웠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신분증이나 분실자의 정보가 전혀 없는 소액의 현금은 현실적으로 분실자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무를 논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평소 에프엠이라 소문난 선배는 유실물업무절차대로 처리해야한다 했고 한 쪽에서는 아이들 행동이 기특하니 학교에 알리고 아이스크림 사먹으라고 용돈주자는 의견이 나왔다. 한낮의 해프닝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그런데 그 자리에는 묘하게도 조금 열 부끄럽다는 생각이 남았다. 말은 안했지만 모두가 다소 민망해 하는 듯 했다. 칭찬받아 마땅한 아이들의 순수를 진심으로 환대하지 못한 것에 정년을 몇 년 남기지 않은 대선배도 ‘애들 보기 좀 민망하다’며 희끗한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들의 선행이 내심으로는 반갑지 않았던 사실, 기본을 지킨 아이들 앞에서 실무와 현실의 문제를 들이대려 했던 성급함 때문일 것이다.

점유물이탈횡령 등을 논하지 않더라도 10만 원도 아니고 길가다 주운 만 원쯤은 ‘운수좋은 날’로 치부하는 것이 어른의 상식이다. 그리고 그러한 상식은 많은 경우에 편하고 이기적인 마음에 집착해 습(習)이라는 어리석음을 마치 경험의 지혜인 양 안주하며 다듬어진 경우가 많다.

우리 경찰 역시 바로 이 같은 습(習)의 편리함을 스스로 경계해야 진정한 청렴에 도달할 수 있다. 관습이라는 이름으로 기본과 원칙을 알면서도 외면한 부분은 없는지, 당장의 이기심으로 건조하게 지나온 사안은 없는지 늘 뒤돌아봐야 할 것이다.

“경찰이 그러면 되나”, “경찰이라면 당연히 그래야지” 국민들이 우리 경찰에 바라는 당위 속에는 그만큼의 기대와 신뢰가 반영돼 있다. 이는 기본에 대한 당부이며 기대를 저버렸을 때의 비판은 뼈아프지만 받아들이라는 염원이다. 기본과 원칙과 도덕과 양심은 때때로 번거로울 수 있다. 하지만 신뢰받는 만큼 반성하고 나아가는 것은 우리의 또 다른 의무인 것이다.

그래서 그 만 원은 어떻게 되었냐고? 에프엠 선배의 주장대로 습득물 접수를 거친 뒤 담당부서에 인계하기로 했다. 그것이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기본이니까. 단돈 몇 푼이라고 얼렁뚱땅 처리해버리는 건 우리 경찰을 지탱하는 수많은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니까.

전주완산경찰서/화산지구대/순경 신용호

2016-07-24 13:5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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